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피오르드를 가로질러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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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피오르드를 가로질러 가봤습니다

여행하는 스크루바 | 2026. 5. 8.

여러분 스크루바입니다. 오늘은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피오르드여행을 떠나볼까요.

이동이라고 하기엔 너무 아깝고, 여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압도적인 하루. 그 길 위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천천히 풀어보려 합니다.

 

오슬로에서 시작하는 여정

아침의 오슬로는 생각보다 조용했습니다. 기차를 타고 미르달플롬에 간 뒤, 배를 타고 송네 피오르드를 가는 일정입니다. 기대가 커서였을까요, 오슬로의 차분한 분위기가 오히려 가슴을 더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기차가 출발하고, 도시의 풍경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숲과 호수, 그리고 점점 가까워지는 산들을 보고 있자니 어디론가 가고 있다기보다, 점점 더 자연 속으로 스며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괜히 창문에 시선을 고정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는 그런 시간입니다.

 

 

미르달, 공기가 달라지는 순간

오슬로에서 기차로 4시간 가량 달리면 해발 866.8미터의 미르달 역에 도착합니다. 미르달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공기였습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북한산보다 약간 높은 위치죠. 차갑고, 맑고, 그리고 묘하게 조용한 공기가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분명 있는데, 주변 소음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잠깐 멈춰 서 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내가 꽤 멀리 왔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여행이 진짜 시작됐다는 감각은, 이런 순간에 오는 것 같습니다.

 

 

플롬 철도, 말이 필요 없는 압도적 풍경

미르달역에서 플롬 철도에 올라탑니다. 그 이후는 굳이 말을 꺼낼 필요가 없어집니다. 관광객들은 창문으로 펼쳐지는 압도적인 풍경에 창문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기차는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아래로 내려가고 창밖에는 말 그대로 ‘쏟아지는 풍경’이 이어집니다. 폭포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절벽은 가깝고 계곡은 깊습니다.



기차가 중간에 멈춰 서기도 합니다. 관광객들에게 폭포를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죠. 눈앞으로 떨어지는 폭포 앞에서는 사진을 찍다가도 결국 휴대폰을 내리게 됩니다. 이건 찍는 것보다 그냥 눈으로 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플롬, 그리고 물 위에서의 시간

미르달에서 한 시간 가량 달리면 플롬에 도착합니다. 플롬은 커다란 크루즈가 정박하는 마을이지만 그에 비해 차분하고 조용한 마을입니다. 그 조용함을 즐기며 그대로 배 위로 몸을 옮깁니다.




배 위에서 바라본 플롬의 모습이 아기자기합니다. 집들이 알록달록하고 사람들은 작아보입니다. 마치 레고 블록같은 느낌이네요. 



배에 올라타고 물 위를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하면 시간도 같이 느려지는 기분이 듭니다. 바람 소리, 물결 소리,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폭포 소리만 남습니다. 괜히 말수가 줄어들고, 그냥 계속 바라보게 됩니다.

 

 

송네 피오르드, 압도되는 감각

송네 피오르드에 들어서는 순간, ‘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학교 다닐 때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외웠던 피오르드를 목도하는 순간, 말문은 턱 막혀버립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게 펼쳐진 물길과, 양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들이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고요한데도 묘하게 웅장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이런 곳에 오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집니다. 너무 오바인가요. 뉴질랜드나 캐나다에 사시는 구독자분들은 조금 귀엽다(?)고 느끼실 수 있겠지만, 유럽에서 미술 작품과 아기자기한 건물들만 보다가 갑자기 대자연을 느끼게 되니 감정이 조금 울컥해지네요.



압도적 풍경 앞에서는 감탄도 잠시입니다. 처음엔 계속 말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 조용해집니다.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해지는 순간입니다.


 

 

 

이어지는 길, 그리고 베르겐

플롬에서 배를 타고 2시간 가량 지나면 구드방엔에 도착합니다. 그 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보스역에 가게 되죠. 기차로 갈아타기 위해 버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야 조금씩 현실로 돌아오는 느낌입니다.



오슬로에서 아침 8시에 출발했는데, 이곳 보스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다 되었네요. 슬슬 온 몸이 지쳐오더니 난데없이 졸음이 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기차로 2시간을 더 달려 베르겐에 도착합니다. 베르겐의 알록달록한 건물들과 비 냄새가 살짝 섞인 상쾌한 공기가 여행의 끝을 부드럽게 감싸줍니다.



사람 적다는 노르웨이에서, 그나마 대도시인 베르겐에 도착해서 그런지 이제서야 사람의 온기가 조금 느껴집니다.

 

 

경험해 볼 만한 가치

기차, 배,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풍경은 쉴 새 없이 바뀌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점점 차분해집니다. 바쁘게 살아가는 중에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느끼게 되는 하루였습니다.



여러분, 오슬로에서 베르겐으로 이동하신다면 비행기 대신 이 루트를 이용해 보세요. 단순히 교통 수단의 선택지가 아니라 한 번쯤 꼭 경험해볼 가치 있는 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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